면접때 회사에 물어봐야할 질문 (2/2)

TL;DR

  1. 대표가 어떤 사람인가?
  2. 시니어 개발자의 유무
  3. 외부에서 들어온 개발자의 연차
  4. 면접관의 회사 만족도

시작하며

여기서 소개하는 체크리스트는 크게 2가지 형태다. 사전에 조사할 내용과 면접때 물어볼 내용.

사전에 조사할 내용은 소극적으로는 검색, 적극적으로는 직원에게 메일을 보냄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면접때 물어볼 내용은 면접때가 아니면 확인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한 내용이다.

사전조사할 내용은 이전 글1 에서 다뤘기 때문에, 본 글에서는 면접때 물어볼 내용을 다룬다.

사전조사할 내용

  1. 출퇴근 시간
  2. 잡플래닛 평점 및 크레딧잡 퇴사율
  3.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다른말로 수익구조
  4. 기술 블로그

면접때 물어볼 내용

  1. 대표가 어떤 사람인가?
  2. 시니어 개발자의 유무
  3. 외부에서 들어온 개발자의 연차
  4. 면접관의 회사 만족도

면접 때 물어볼 내용

면접 때 물어볼 내용은 외부에서 얻기 힘든 정보인 경우가 많다. 아무리 정보공유에 적극적인 직원이라도, 회사에 대한 안좋은 내용을 실명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의 질문은 면접에서 직접 답을 얻는 수 밖에 없다.

면접은 회사에 직접적으로 나 이 회사 좋아 라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에 대해, 회사입장에서도 나도 그래 라는 응답으로써 마련된 자리다.

이러한 면접은 회사에게 크게 2가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1. 회사를 잠재고객에게 직접 홍보할 수 있는 수단
  2. 잠재 인력풀 들에게 회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수단

따라서 장기적인 마인드를 가진 회사라면 떨어진 면접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강압적으로 면접자를 대하거나, 면접자의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회사는 미련을 두지 않는 편이 좋다.

이것은 회사가 내부 문화에 거의 신경쓰지 않을때 나오는 현상인데, 문화는 채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1. 면접관의 선정이 잘못되는 경우(4년차 개발자를 뽑느데 2년차를 면접관으로 배정한다)
  2. 면접관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는 경우(회사내에 문화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컬처핏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다.)
  3. 이력서를 안읽고 들어오는 경우(일에 치여서 이력서를 읽을 시간이 없다. 또한 아무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는다.) 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런 면접은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2가지를 유추해 낼 수 있다.

  1. 대표가 특히 장애상황 등 아래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팀장이 다른 팀장을 동료보다 경쟁상대로 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양한 문화를 겪고 도입해 본 결과 얻은 결론이 하나 있는데, 회사의 이런 문화는 대표에서부터 시작된다.

대표

가정의 문화는 부모가 결정한다. 모든 가정의 운영에 대한 책임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행동을 보고 배운다. 아이의 좋은 / 나쁜 습관은 거의 부모의 행동에서 나온 것이다.

경험상 이 논리는 회사에서도 비슷하게 동작한다. 회사의 문화는 대표가 결정한다는 점에서다.

팀장이 하는 행동은 대표의 행동에 기인한다. 여기서 팀장들의 행동의 근거는 대표가 이렇게 하는 걸 보니깐 나도 이렇게 해도 되겠군 이다.

이런 근거는 폭포수처럼 내려온다. 팀장이 하는 걸 보니 나도 이 정도까지는 해도 되겠군 은 직원의 행동 근거가 된다. 팀장이 아주 소소한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을 팀원들이 알게되었다면, 음, 이정도 거짓말은 해도 되는 건가보구만 이라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람의 본성이 드러나는 경우가 2가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1. 정신적/육체적으로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2. 본인의 능력 이상으로 성공했을 때

1의 사례만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자.

오늘 서비스 디플로이를 했는데 치명적인 에러가 갑자기 생겼다고 하자. 팀장이 해결방법보다 책임소재를 먼저 찾는 경우, 대표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문화에서는 팀원들도 자신의 책임이 아닌 것이 확인 된 순간 대부분 자리를 떠난다. 팀이라는 개념과 리더십이라는 개념이 문화적으로 희미하기 때문이다.

회사 문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패가 용납되는 환경이다. 성장은 실패를 용납하는 팀의 문화, 회사의 문화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환경에서 성장은 없다. 가치있는 실패는 정직하고 포용적인 문화에서만 일어난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대로 성장이 없는 회사에서는 개인의 미래도 없다.

시니어 개발자의 유무

여기 가장 시니어이신 개발자의 연차가 어느정도 되나요?

내가 그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그 회사의 최대 시니어까지이다.

회사에 6년차 이상 개발자가 없다면, 그 회사의 업무 난이도가 2~3년 차의 개발자들의 수준으로 처리가능한 수준이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연차가 모든것을 말해주지 않지만, 그곳에서 가장 시니어 이상의 경험을 쌓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불가능에 가깝게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3, 4번과도 이어지는 내용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개발자의 연차

혹시 외부에서 들어온 시니어 개발자도 있으신가요?

위에서 말한대로 6년차 개발자가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첫회사부터 지금까지 6년간 있었다면 좀 다른 기준으로 볼 필요도 있다.

6년의 연차를 쌓는 방법이 계단을 오르는 방법만큼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1년짜리 경험을 6년간하거나, 2년짜리를 3사이클, 3년짜리를 2사이클 쌓아서 6년을 만들 수 있다.

온전히 6년 짜리 경력을 쌓는 경우는 정말 운이 좋은 (좋은 회사에서 시작해서 좋은 회사들로 옮겨간) 케이스이다.

그리고 회사가 작을수록, 다년차의 개발을 한 회사에서만 쌓은 경우 업무의 깊이가 깊지 못한 경우를 종종 봐왔다.

작은 회사일수록, 경험이 가장 많은 개발자에게 업무가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기개발에 시간을 쏟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아키텍트, 매니지먼트 등 다년차에게 요구되는 추상화 능력은 정체되거나 아주 더디게 성장할 수 밖에 없다.

아키텍쳐는 시스템의 확장성, 안정성, 보안, 경제성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시니어급의 능력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회사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게 된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의 연차가 쌓인 개발자를 영입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때문에 외부에서 영입된 시니어의 유무와 연차가 회사가 다루는 문제의 난이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외부에서 연차가 높은 사람을 영입한다는 것은, 회사가 재정적으로 여유가 어느정도 있으며, 점점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는 좋은 신호 중 하나이다.)

사족으로, 회사 자체가 저성장을 추구하는 문화에서는 실력이 필요이상으로 뛰어난 사람을 뽑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면접관의 만족도

XX 에서 면접관님의 하루 일과는 어떤식으로 진행 되나요?

XX 는 면접관님의 저와 연차가 비슷한, 가까운 후배에게 추천할만한 회사입니까?

내가 면접자로써 면접관과 이야기를 할 때 자주 물었던 질문이다. 다만 면접관이 그 회사에 6개월 이상 다닌 경우에만 유효한 질문이다.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면접관으로 나온다.)

누간가가 같이 일하고 싶은 자질을 가진 사람은 자기가 가진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인정받고 싶어한다.

통으로 4년짜리 경력을 가진 (1년*4 가 아니라) 개발자가, 1년 동안 2~3년차가 할만한 비교적 단순한 서비스 API 개발만 하고 있다면 만족도는 어떨까? 저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하기 전 면접관의 표정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과 별개로, 스타트업이 아닌 이상 나보다 연차가 낮은 사람이 면접관으로 나오는 회사는 거르는게 좋다. 지금껏 그런식으로 사람을 뽑아왔다면 팀원을 뽑는 것을 운에 맡기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가 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곳은 면접이다. 회사와 맞는 가치를 가진 사람을 뽑는 것이 문화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면접관은 나와 같은 (최소한 비슷한) 일을 할 사람이며 이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거나, 가까운 사람을 추천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고민을 해봐야할 것이다.

마치며

여기 나온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과 다양한 책을 기반으로 한 뇌피셜 이다.

여기에 적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최악을 피하는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