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스타트업과 애자일의 차이

TL;DR

선택 가능한 도구

시작하며

회사에서 린스타트업과 애자일에 대한 논의(?) 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가 린 스타트업을 너무 막연히만 알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 공부를 하면서12345 느낀 차이점을 적어본다.

글의 목적상, 현재 팀에서 사용중인 스크럼을 애자일과 동일한 개념으로 두고 작성했다.

린 스타트업은 개발방법론이 아니라 스타트업 조직 운영 방법이다.

선택 가능한 도구

애자일은 아무런 계획이 없는 개발방법과 계획이 너무 많은 개발방법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발 방법론이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므로 무계획/무설계가 애자일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6

애자일은 확실한 것들에 대해서는 계획을 세우고, 불확실한 부분에 대해서는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하자는 것이 핵심가치이다.

즉, 애자일은 비즈니스 전문가(혹은 고객)를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시켜서, 크고 간헐적인 변화를 작고 빈번한 변화로 전환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여기서 생각해볼 점은 비즈니스 전문가가 비즈니스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즉, 고객은 본인이 무슨 문제를 풀고 싶은지는 알고 있다. 방법만 모를뿐.)

이것은 비즈니스 전문가가 해결 하고 싶은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시켜서 피드백을 받아서 잘 반영하면, 비즈니스 전문가가 예측한 비즈니스 임팩트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반면, 린 스타트업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스타트업 의사결정 전략에 가깝다.

스타트업은 아무도 다뤄보지 않은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상 고객과 시장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불확실한 것들과 불확실의 정도가 매우 높다.

비즈니스 전문가도 없고, 풀어야할 문제조차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오직 불확실성 투성이인 문제 과 그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만이 존재한다.

위에서 설명한 애자일의 특성상 스타트업은 애자일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의 비용으로 고객과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워주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도구가 린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다.

린 스타트업 이란

위에 언급한대로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전문가가 없고, 있어도 사실 전문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으로 이벤트 드리븐 개발만 해보고 이벤스 소싱 개발을 안해본 사람이, 이벤트 소싱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는 것처럼, 비즈니스에도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영역들이 많다.)

따라서

  1. 먼저 가설을 세우고,
  2. MVP 라는 형태로 고객에게 제품을 직접 전달하고,
  3.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가설을 검증한다.

고객의 피드백을 설문형태의 면대면으로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데이터를 통해 수집하게 되며,

그 결과 린 스타트업으로 운영하는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비록 작고 간단한 형태라 할지라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를 가지게 된다.

린 스타트업은 때때로 린 사고방식을 스타트업에 적용한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린 사고방식의 핵심은 낭비를 줄이는 것이며, 특히 (가장 비용이 비싼) 가설에 대한 검증 방법에 대한 낭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설 검증을 위한 실험도구인 MVP 의 형태도 애자일과 달리 소프트웨어 개발 이 아닐수도 있다.

즉, 제품이 없는 상태에서도, 페이스북 광고를 만들어본다거나, 노션 등으로 랜딩페이지만 만들어서 새 소식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나 찾아본다거나, 무료 설문툴로 커뮤니티에 설문을 돌려본다거나 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검증을 했다면, 다음 실험에 검증된 결과가 반영이 되어야 한다. 사용되지 않는 실험(학습되지 않는 경험) 또한 낭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애자일과 린스타트업은 둘다 바텀-업 방식이므로, 작은 기능에 대한 검증 또는 가설에 대한 검증에 집중하게 되어, 스프린트나 사이클이 거듭될수록 최종적인 고객가치에 대한 방향성이 희미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나마 애자일은 비교적 명확한 비즈니스 문제에 기반해,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비즈니스 전문가나 고객이 매 기능마다 방향을 잡아줄 수있지만,

문제정의와 해결방법이 매우 불명확한 스타트업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이상적인 경우(?), 하루에도 서너번씩 배포해서 고객에게 실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린스타트업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 각 가설-실험-검증 사이클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궁극적인 고객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방법론(애자일 회고 등)을 사용해야한다.

린 스타트업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 하려면

결국, 린 스타트업 형태로 운영하려면,

가설에 대한 빠른 검증이 필요하므로 하루에도 여러번씩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할 수 있는 지속배포 도구(CI/CD)와,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 방법, 그리고 데이터를 가설에 맞춰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한다.

또한, 모든 것이 변화하는 혼돈의 스타트업 페이즈를 지나 변화와 계획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면,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더 이상 고객에게 직접 전달해서 실험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면,

계획과 변화의 균형을 고려한 애자일 방법론으로 개발 프로세스를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마치며

고객에게 직접 피드백을 받아서 빠르게 실험하는 특성상,

내(스타트업 구성원)가 고객인 문제를 다룰때 린 스타트업은 가장 효과적으로 동작한다.